1. 정약용의 거중기
1789년, 정약용은 사도세자의 묘를 수원으로 옮기기 위해 한강에 놓을 배다리를 설계하라는 어명을 받게 됩니다. 배다리는 수십 척 또는 수백 척의 배를 띄어 놓고 그 위에 넓은 판지를 깔아 판지 위로 걸어 다닐 수 있게 만든 다리입니다. 당시 조선에는 한강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없었기 때문에 배를 이용해 배다리를 만들었습니다. 정약용은 뚝섬에 배다리를 놓아 사도세자의 묘를 옮기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때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1795년 노량진에 배다리를 놓아 대규모 왕실 행렬이 수원을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정조의 어머니인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기록한 책인 <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에는 이 배다리로 말 779필과 인원 1779명이 건넜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정약용의 또 다른 업적에는 수원 화성 축조가 있습니다. 수원 화성은 정조에 의해 세워진 계획도시로,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도 등재됐습니다. 정약용은 수원 화성을 지을 때 서약의 과학 기술을 도입해 거중기를 만들었습니다. 그는 <기기도설(奇器圖設)>이라는 책을 참고했습니다. 이 책은 당시 스위스 출신의 요하네스 테렌츠가 서양의 기계 지식을 중국어로 소개한 것으로, 서양 물리학의 기본 개념과 도르래의 원리를 이용한 각종 장치가 수록돼 있습니다. 정약용은 12개의 도르래로 이뤄진 거중기를 설계했는데, 거중기를 이용하면 장정 한 사람이 240kg의 돌도 들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중국의 기중기보다 4배나 뛰어난 성능이었습니다.
화성 축조에는 거중기 외에도 많은 기계 장비가 사용됐습니다. 짐을 싣는 판이 항상 수평을 유지하는 수레인 '유형거'와 고정 도르래의 원리를 이용한 '녹로', 소가 끄는 수레인 '대거', '평거', '발거' 등이 사용됐습니다. <화성성역의궤(華城城役儀軌)>에 화성의 설계도와 사용된 기계에 대한 기록이 자세히 남아 있습니다. 과학 기술을 접목한 기계 장비를 사용함으로써 약 10년 정도로 예상된 공사 기간을 2년 반으로 단축시킬 수 있었습니다.
2. 도드래에는 어떤 종류가 있을까요?
거중기에 사용된 도르래는 바퀴에 줄을 걸어 힘의 방향을 바꾸거나 힘의 크기를 줄이는 장치로, 고정 도르래와 움직 도르래 이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또한, 고정 도르래와 움직도르래를 함께 사용한 도르래를 복합 도르래라고 합니다.
■ 고정 도르래
물체를 직접 들어 올리는 것과 같은 힘이 들기 때문에 힘의 이익은 없습니다. 그러나 줄을 아래로 당기면 물체가 위로 올라가므로 힘의 방향을 바꿀 수 있습니다.
■ 움직 도르래
물체를 직접 들어 올릴 때보다 힘의 크기가 반으로 줄어드는 이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물체가 이동하는 거리는 끌어당긴 줄의 길이의 반밖에 되지 않으므로 움직 도르래를 사용할 때는 사용하지 않을 때보다 줄을 2배 더 많이 잡아당겨야 합니다.
■ 복합 도르래
고정 도르래와 움직 도르래를 혼합한 도르래로 힘의 방향을 바꾸면서 물체를 들어 올리는 힘의 크기도 줄이고 싶을 때 사용됩니다.
3. 녹로는 무엇일까요?
녹로는 토목이나 건축 공사에서 고정 도르래를 이용해 돌이나 큰 나무와 같이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리는 데 쓰이던 건축 도구입니다. 각목으로 네모난 틀을 만들고 틀의 앞쪽에는 긴 지주 구실을 하는 두 개의 장대를 비스듬히 세운 다음, 장대 꼭대기에는 도르래를 달고 틀의 뒤쪽에는 얼레를 설치했습니다. 줄을 도르래와 얼레에 연결하고, 얼레의 반대쪽 줄에 들어 올릴 물건을 달아맨 뒤, 얼레를 돌려 줄을 감으면서 물건을 들어 올립니다. 수원 화성을 쌓을 때에는 거중기와 함께 두 개의 녹로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수원 화성 건축 일지인 <화성성역의궤華城城役儀軌)>에 따르면 녹로의 틀의 크기는 세로 15척(약 450cm), 높이 10척(약 300cm)이고 장대의 길이가 35척(약 1060cm)으로 여덟 사람이 둘로 나뉘어 얼레를 좌우에서 돌려 물건을 들어 올렸다고 합니다.
4. 거중기와 녹로는 수원 화성을 쌇을 때 사용한 기계 장비입니다. 거중기와 녹로의 차이점을 알아볼까요.
거중기는 고정 도르래와 움직 도르래를 함께 사용한 복합 도르래로 무거운 물체를 적은 힘으로 들어 올릴 수 있습니다.
녹로는 고정 도르래만을 사용한 것으로 물체를 들어 올리는 힘의 방향을 바꿀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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