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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의 과학수업

초고층 빌딩에 있는 구멍의 역할

by 빛나빈나 2022.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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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나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고층 빌딩은 대부분 네모반듯하게 생겼습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높은 초고층 빌딩은 건물이 네모반듯하지 않고 꽈배기처럼 꼬여 있거나, 전체적으로 둥글거나, 건물에 구멍이 있습니다.

Q. 초고층 빌딩에 구멍이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빌딩 표면을 따라 아래로 부는 바람을 막기 위해서이다.

원래 도시 내부에는 빌딩들이 많아서 마찰에 의해 전체 평균 바람의 세기는 약해지지만, 빌딩 사이의 좁은 지역에서는 강한 바람이 불 수 있습니다. 약 5층 건물 높이인 지상 20m에서 초속 5m의 바람이 분다면, 지상 250m에서는 초속 12m, 100층 높이인 지상 500m에서는 태풍급 강풍이 붑니다. 높은 곳에서 빠르게 부는 바람이 고층 빌딩에 부딪혀 아래로 빠르게 내려간 후 소용돌이처럼 위로 솟구치거나 인도나 도로와 같은 좁은 지역에서 빠르게 부는데 이런 바람을 빌딩풍이라 합니다. 넓은 공간의 바람이 좁은 공간으로 들어오면 압력이 낮아지고 속도는 빨라집니다. 이것을 베르누이 정리라고 합니다. 빌딩풍은 베르누이 정리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빌딩풍은 초속 29~30m의 강한 바람입니다. 초속 17m 이상의 바람을 태풍이라고 하니 빌딩풍의 위력은 엄청납니다. 빌딩풍으로 자동차가 뒤집히고 간판이 떨어지기도 하며, 유리창이 깨지고, 고가 사다리차가 쓰러지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높은 빌딩이 많이 모여 있는 서울 소공로, 강남, 여의도 등에서 빌딩풍이 자주 관측됩니다. 빌딩을 건축할 때 빌딩풍의 영향이 크지 않도록 빌딩의 높낮이를 조정하거나, 빌딩 주변에 방풍 펜스와 같이 바람을 막는 구조물을 설치하여 빌딩풍을 약하게 합니다. 빌딩풍은 직사각형보다 완만한 곳에서 더 약해지므로 고층 건물은 모서리를 둥글게 만듭니다. 또한, 빌딩풍을 약하게 하기 위해 건물 중간에 바람구멍을 뚫기도 합니다. 강력한 빌딩풍을 이용하여 터빈을 돌리면 풍력 에너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 빌딩풍을 이용하여 풍력 에너지를 얻는 사례

▲세계무역센터, 바레인 - 바레인의 세계무역센터는 전체 높이 240m, 총 50층 규모로 이루어져 있으며, 배의 돛을 형상화한 쌍둥이 빌딩 사이에 거대한 윈드 터빈 3개를 설치하였다. 이 두 개의 빌딩은 터빈에 바람을 모아 주는 역할을 하고, 이 바람을 이용하여 터빈을 돌려 전기 에너지를 만든다. 바다와 근접한 육지에 위치해 있어 비열차로 인해 생기는 해륙풍을 풍력 발전에 사용합니다. 3개의 터빈은 각각 60m, 98m, 136m 높이에 위치해 있고 강풍에도 견딜 수 있도록 유리섬유 재질로 제작되었습니다. 이를 가동하여 건물 전체 에너지 사용량 중 약 11~15%를 충당합니다.

※ 비열 : 어떤 물질의 1g의 온도를 1℃만큼 올리는 데 필요한 열량

▲스트라타 SE1, 영국 - 148m(43층) 높이의 영국 런던의 스트라타 SE1(Strata SE1)은 영국의 건축설계 회사인 BFLS가 설계한 런던의 대표적인 친환경 주상복합 건물입니다. 둥근 모서리로 이색적인 외관을 자랑하며 빌딩 꼭대기에 3개의 구멍을 만들어 대형 윈드 터빈을 설치하였다. 기다란 원통 모양에 날카로운 면도날을 연상시키는 모습으로 The Razor(면도기)라는 애칭을 갖고 있는 풍력 발전기가 건물 최상부에서 빌딩풍을 에너지로 만듭니다. 스트라타 SE1의 풍력 발전기에서 생산되는 에너지는 이 건물 전체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의 8%를 윈드 터빈이 만든 전기 에너지로 해결한다.

▲펄리버 타워, 중국 광저우 - 중국 광저우의 펄리버 타워는 2012년 준공하였고, 높이는 310m, 총 71층 규모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빌딩풍을 에너지로 생산하는 친환경 건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CNTC 광동 담배 회사의 본사로 사용되고 있으며 현재 중국에서 가장 에너지 효율이 높은 이른바 '제로 에너지 빌딩'이란 이름으로 불리고 있죠.펄리버 타워는 건물의 1/3지점과 2/3지점에 바람구멍을 뚫어 빌딩풍도 제어하면서 풍력발전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레인 세계무역센터와 차이점이 존재합니다. 풍력 발전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건물의 정면을 바람이 가장 많이 불어오는 방향에 배치하였고, 외벽에 태양전지를 설치하여 이중벽으로 만들었습니다. 총 6대의 터빈이 건물의 바람구멍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빌딩풍을 이용한 풍력 발전에도 단점은 있습니다. 풍력 발전에 가장 적합한 바람은 한 방향으로 일정하고 강하게 흐르는 '층류' 바람입니다. 그런데 빌딩 주변에는 방향이 시간과 날씨에 따라 제각각인 '난류'가 많이 부는데, 이 난류는 층류보다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또 풍력 발전기는 소음과 진동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습니다. 앞으로 전문가들의 연구가 더 필요한 이유입니다.

*태양광을 활용한 서울의 고층 빌딩

2019년 11월, 새 옷으로 갈아입은 서울 장교동의 한화빌딩. 지하 4층 지상 29층으로 이뤄진 한화빌딩은 1987년 건설 당시 서울시 건축상 금상을 수상하며 주목을 받았습니다. 2016년 32년 만에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를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한 것입니다. 압구정 갤러리아의 리모델링을 맡았던 네덜란드 UN studio에서 설계했으며 한화건설에서 시공을 담당해 리모델링을 완료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외관입니다. 기존의 살구색 외관을 벗고, 빛이 살아 숨 쉬는 건축물로 변신했습니다. 새로운 빌딩에는 기업의 비전과 미적 가치를 반영해 한화가 추구하는 지속 가능한 가치를 담았습니다. 우선, 건물 전면에는 한화큐셀이 만든 세계 최고 효율의 Q.PEAK 태양광 패널 시스템이 설치되었습니다. 리모델링에 참여한 설계사무소 UN studio는 파라메트릭 디자인(Parametric Design)을 제안했습니다. 파라메트릭 디자인과 태양광 패널 시스템이 만나 일사량에 따라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구현한 것인데 그 결과, 처음 한화빌딩을 보며 빛이 일렁이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가장 혁신적이고 친환경적인 태양관 건물을 만들기 위해 주변을 둘러싼 태양 궤적을 계산하고, 건물에 비치는 햇볕의 양과 세기 등을 꼼꼼히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한화빌딩은 높은 에너지 효율로 녹색건축인증(설계와 시공 유지, 관리 등 전 과정에 걸쳐 에너지 절약 및 환경오염 저감에 이바지한 건축물을 인증하는 제도) 우수등급까지 받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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